지갑 얇아지고 미래는 불안…480원 비누같은 싼 제품만 산다
Date. 2019.10.07조회. 1,521

지갑 얇아지고 미래는 불안480원 비누같은 싼 제품만 산다

 

처음 맞는 마이너스 물가지갑 꽉 닫은 소비자들

 

마트, 이커머스와 경쟁위해

최저가 PB상품 계속 늘려

 

편의점도 `1+1` 상품 늘리고

자영업자 매출 줄어 한숨만

 

가격 낮춰 저가경쟁 하려다

매출·수익 줄어드는 악순환

 

이한나,이윤재,문재용,강인선 기자

입력 : 2019.09.04 17:54:52 수정 : 2019.09.04 19:4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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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통계청이 사상 첫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을 발표한 지난 3, 손님이 적어 한산한 서울 시내 한 마트 식품코너 모습. 파격 할인 상품이나 초저가 상품에만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늘면서 유통업체들이 저가 경쟁에 나서고 있다. [김재훈 기자]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초저가`만 살아남는 현상이 올해 유통업계 화두가 됐다. 이마트가 8월 출시한 `할인가`보다 저렴한 가격의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상품들은 출시 직후부터 판매량이 치솟았다. 칠레·스페인 와인을 대량 매입해 병당 4900원에 판매한 도스코파스 와인은 81~9340만병 팔렸고, 개당 480원꼴의 다이알 비누는 같은 기간 16만개 판매됐다.

 

지난달 말 추가 출시한 700원 물티슈와 치약, 칫솔도 인기를 끌고 있다. 100매에 700원인 물티슈는 판매 5일 만에 16만개가 팔렸다. 전체 물티슈 매출의 23%를 가져갔다. 2000원에 3개 묶음 구성인 치약도 5일간 판매된 전체 치약의 46%(판매량 기준)를 휩쓸었다. 자주 쓰는 생필품에서는 보다 싼 가격을 찾는 소비자의 심리가 드러난 것이다. 이커머스가 100조원 규모로 팽창하면서 실시간 가격 비교가 가능해진 점도 초저가 경쟁 촉발을 거들었다.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미래 소득에 대한 기대가 떨어지면서 장바구니도 가급적 가볍게 가져가려는 것이다. 이른 추석 때문에 8월 매출은 예년보다 개선될 여지도 있으나 이 같은 초저가 상품이 주류가 됐다.

 


불황에 강한 편의점 업계도 증정할인행사 경쟁으로 초저가 상품 격전지가 됐다. A편의점은 증정행사 상품 수가 41089개에서 51331, 61276, 71335, 81636개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취급 상품이 통상 2만개 정도임을 감안하면 10% 수준이다. B편의점의 경우 `1+1`이나 `2+1` 등 증정할인 상품 비중이 무려 35%에 달했다. 극히 일부 사례이긴 하지만 편의점 가맹점주가 인근 매장과 경쟁하기 위해 본인 마진까지 깎아 가며 증정할인행사를 단행하기도 한다. 이 경우 통계에도 잡히지 않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물가가 더 떨어져 디플레이션 국면에 이르렀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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